음모론은 늘 있었다, 그러나

구속된 이임재 전 용산서장이나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법적 책임을 부인한다.

윤 청장과 같은 연령의 50대 중반 월급쟁이가 회사 일로 상사한테서 비슷한 추궁을 받았다면 일단 머리부터 숙였을 것이다.현장 실무자들의 실수·게으름·부주의는 촘촘한 법 조항이나 규정집을 들이대면 어렵지 않게 짚을 수 있다.

법적 책임론이라는 보호막이 없었다면 이런 당혹스러울 정도의 당당함이 가능했을까.그 와중에 잘못이 드러나면 누구든 책임을 묻겠다던 대통령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포함한 개각을 사실상 없던 일로 했다.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

주변을 법 논리로 무장한 법률가로 채우면 정치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유일하게 처벌된 공무원은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했던 해경 구조정장이었다.

노자는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져나가기 힘들다고 했지만.

(장대익 『공감의 반경』) 문재인 정권의 폐쇄성과 대결해 승리한 윤석열 정부다.그리고 이들 다섯명이 서로 친한지 살펴봤다.

300명 넘게 희생된 대형 참사에서 국가 차원의 형사 책임은 작은 구조정에 탔던 경위 한 명이 떠맡은 꼴이 됐다.멸사봉공은 고리짝 냄새나는 단어다.

윤 대통령이 표방한 법치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끼리끼리 뭉쳐서는 세상을 제대로 보기 힘들다.